극장산업이 침체 일로를 걸은 것과 달리 OTT플랫폼은 코로나19를 약진의 발판으로 삼았다. 나라별 구독자 수를 공개하지 않던 넷플릭스는 지난 9월 한국의 유료 가입자 수가 330만 명을 상회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2019년 11월 모바일 데이터 조사업체 와이즈앱이 추정한 200만 명보다 130만 명이나 많은 수다. 특히 올해는 넷플릭스가 한국영화 배급·상영 부문에 큰 변화를 가져온 해였다. 4월에는 윤성현 감독의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 독점 공개를 결정지으며 해외 세일즈사와 분쟁을 겪었는데, 이는 변화의 시작에 불과했다. 11월 들어 올해 기대작으로 첫손에 꼽히던 <승리호>마저 넷플릭스행을 결정하며 영화산업계 전체가 술렁였다. 24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SF <승리호>의 배급 판권을 얻기 위해 넷플릭스가 지불한 금액은 310억 원으로 알려졌다. 부족한 라인업을 채우기 위해 극장이 역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를 상영하기 시작한 것도 올해의 특징이다. 그간 메가박스에서만 간간이 이뤄진 이러한 상영 방식은 올해 CGV와 롯데시네마로도 확대됐다. 두 극장은 론 하워드 감독의 <힐빌리의 노래>와 데이비드 핀처의 <맹크>를 상영하는 데 동의했다. 한편, 북미에서는 디즈니플러스와 HBO맥스가 화제에 올랐다. 디즈니플러스는 12월 현재 유료 구독자 8,680만 명을 유치하며 1년여 만에 눈에 띄는 성장을 보였다. 특히 월트디즈니는 극장 기대작이던 <뮬란>을 OTT로 공개하며 향후 영화 배급 판도의 변화를 알렸고, CEO 밥 차펙은 12월 10일 진행한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향후 스튜디오의 배급 전략을 설명하며 디즈니플러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디즈니플러스가 제시한 목표는 2024년까지 2억 3천만 명에서 2억 6천만 명의 구독자를 모으는 것이었는데, 그 영향으로 다음날 뉴욕증시에서 디즈니 주가는 13.59%나 올랐다. 반면 워너브러더스는 HBO맥스에 ‘올인’한다고 선언했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이 스튜디오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원더우먼 1984>와 내년 라인업 17편을 극장과 HBO맥스를 통해 동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드니 빌뇌브의 <듄>, 라나 워쇼스키의 <매트릭스 4>, 애덤 윈가드의 <고질라 vs 콩> 등의 주요 화제작이 포함돼 있다. 한편, 디즈니플러스는 내년 한국 진출을 알렸다.
KOBIZ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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